“뭐 도와줄 거 없어?”

이드콘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동안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경험을 했지만, 도와주겠다는 말을 이렇게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컨퍼런스를 준비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가며 초췌해지던 우리 모습들이 동정을 유발한 것이었을까? 아니 동정심만으로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드콘을 통해 만들고자 했던 진정한 커뮤니티를 위한 또 커뮤니티에 의한 컨퍼런스를 만들고자 했던 진실된 뜻이 지지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매일 기적과도 같은 일들을 경험했다. 커뮤니티로부터의 도움들이 하나씩 쌓여 첫 번째 이드콘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준비위원들이 지난 5달간 육체와 정신을 불태우며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동안 만나온 7가지 기적을 소개한다.

첫 번째 기적. “기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파이콘 선생님을 모시다.

이드콘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후죽순 여러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가 생겨나는 와중 파이콘한국이 해오고 있는 것처럼 커뮤니티 주도의 이더리움 개발자 컨퍼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이루어지던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들은 유명한 연사를 초청해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특정 회사의 기술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인 것들이 많았다. 반면 개발자들이 본인의 연구 개발 결과물을 나눌 수 있는 공유의 장은 한정되어 있었다. 때마침 느끼던 것은 한국 커뮤니티가 글로벌 커뮤니티와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매우 단절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기술적인 발전을 따라가는 것도 더디고 혹은 독창적인 연구, 개발 결과물이 있더라도 이 결과물들이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오픈소스 정신에 입각하여 커뮤니티 주도의 컨퍼런스를 수년간 아주 훌륭하게 개최해오고 있는 파이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훌륭한 롤모델이었다. 그리고 데브콘4가 열린 프라하에서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동료들(김흥범, 정우현)과 나눴던 짧은 대화는 결국 이드콘을 함께 하자는 깃발을 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2014년 파이콘 한국을 시작하고 파이썬소프트웨어 재단 이사로 활동하셨던 김영근 이사님께 연락했다.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시냐고. 그리고 “기꺼이 도와드리겠다”는 답변과 함께 김영근 이사님은 파이콘을 준비해오면서 얻은 노하우를 액기스 추출하듯 뽑아 전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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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김영근 이사님으로부터 발표자 섭외부터 블라인드 심사를 통한 프로포절 리뷰 절차, 대관과 동선 설계. 스폰서 유치와 관련된 노하우들. 현장 상황과 홍보 및 물류에 대한 전략. 적절한 회계절차에 대한 지름길을 배웠다. 이 덕분에 우리는 시작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하고 무슨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대략적인 지도를 들고 시작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기적. 이더리움 재단의 적극적인 지지

이드콘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에는 이더리움 재단의 적극적인 도움 또한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더리움 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김태연님은 한국 커뮤니티가 자생적으로 커뮤니티를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드콘을 이더리움 재단차원에서 지원해주기 위해 EF그랜츠를 추진하는 등 지난 몇달간 발벗고 나서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다. 때마침 이드콘을 글로벌 커뮤니티에 알리기 위해 진행했던 트위터 홍보 시점과 이더리움 재단 내에 이드콘이 알려지게 된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는데, 이드콘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된 비탈릭 부테린이 날렸던 ‘리트윗’ 한 방은 이드콘 한국의 사례가 글로벌 커뮤니티에 알려지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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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재단이 이드콘 한국에게 그랜츠를 주는 것과 더불어 다른 한국 팀들에 대한 그랜츠를 이드콘을 통해 시상한 것은 이더리움 재단에서 이드콘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최고의 지원방안이었다. EF그랜츠는 EF그랜츠가 지니는 상징성을 통해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던 한국의 연구 개발자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드콘의 사명을 확실하게 도와줄 수 있었다. 또한 연구 개발 결과물을 공유하고 협력한다면 글로벌 생태계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줌으로써 이드콘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가치인 공유와 협력에 대해서도 강한 시그널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더리움 재단의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이드콘 준비팀과 이더리움 생태계 사람들이 진정 같은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드콘 한국 준비위원회는 모일 때부터 3년 후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것을 통해 이드콘을 사유화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의 컨퍼런스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리고 이더리움 재단또한 로컬 커뮤니티의 자생적인 움직임을 지원하며 이더리움 재단이 없는 미래를 키워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음이 가슴에 와닿았다.

“이더리움 재단과 이드콘은 모두 비영리조직으로 오픈소스 정신을 지원하고, 진정으로 탈중앙화되고 자율적인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등 많은 가치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by 비탈릭 부테린

세 번째 기적. 36 그리고 94

“연구 개발 결과물들이 밖으로 나올 적절한 창구가 부족하여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이드콘을 통해 해결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드콘 발표 신청을 오픈하면서 기대했던 최종 세션 수는 약 3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많이 뜨거웠다. 이드콘 한국은 총 94개의 발표 제안을 접수받았다.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한우영 발표자의 “중학생도 개발하는 IPFS 댑 개발기” 부터 엄지용 발표자의 “해시타임 락 컨트랙트를 이용한 Atomic Swap 구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게 될 수 있었다. 한국 이더리움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생생한 개발기는 이드콘이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였다. 그리고 한국 개발자들이 이드콘의 외침에 1회부터 이렇게 뜨겁게 응답할지는 우리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이로써 이드콘은 가장 든든한 원군을 등에 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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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기적. “기부하겠습니다”

이드콘 한국은 13명의 개인들과 5개 기업으로부터 1500만원 상당을 “기부”받았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기부금이 이렇게 많이 들어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첫 기부의 스타트를 끊은 백대현님을 비롯해 강하다, 김관래, 김수훈, 김흥범, 김휘경, 남두완, 신진환, 임동민, 임완섭, 전수영, 정순형, 지명근님 등 13명의 개인과 스카이테일, 알파논스, 페어스퀘어랩, dsrvlabs, Origin protocol 등이 기부자로 참가했다.

더불어 이더리움 재단을 포함하여 16개의 스폰서 기업들에서 총액 4100만원을 후원했는데, 기업들에서 후원을 결정한 기반에는 계산적인 것보다 커뮤니티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깔려 있었다.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느낄 수 있다. 얻어가는 것이 명확해서가 아니라, 뜻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뜻을 지지하고자 사실상 기부차원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부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등 얻어가는 것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부스를 차려서 부스를 열심히 진행하는 것, 부스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서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 또한 이 행사와 커뮤니티에 매우 큰 기여를 하는 일이다. 따라서 행사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참가사들의 기여활동들에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더리움 재단과 베리드, 펜타시큐리티, 위고, 스케일랩스, 메타디움, 수호, 코스믹비씨, 플라네타리움, 스테이터스, 아톰릭스 컨설팅, 논스, 해치랩스, 스테이크피쉬, 디센트, 크립토퀀트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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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기적. 커뮤니티의 재능 기부 그리고 식스포켓 베이비 ‘이드콘’

이드콘은 본 행사의 사전행사 격으로 이더 도둑 챌린지라고 불리는 해킹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더 도둑 챌린지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 취약점을 공략해 서로 이더를 탈취하는 형태의 게임이다. 학생들이 직접 스마트 컨트랙트를 짜보고 보안취약점을 공략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되었다. 경희대 블리크, 고려대 쿠블, 서울대 디사이퍼, 중앙대 씨링크 등 학회들은 이벤트를 학내에 홍보하고 많은 참가자들이 모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더 도둑 챌린지는 매끄럽지 못했던 운영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피드백을 받게 되었는데 이 것은 수호, 어뎁트, 온더, 해치랩스의 재능기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치랩스의 이규택 개발자, 어뎁트의 이제형 CTO, 수호의 박지수 대표, 온더의 박주형 CTO와 정순형 대표는 대학생과 중학생들에게 메타마스크 사용 등에 해당하는 기초부터 재진입 공격 방법까지 열정적으로 설명하며 학생들이 직접 스마트 컨트랙트의 보안취약점을 공략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도왔다. 그리고 행사가 종료되는 6시에는 모든 멘토들이 아침부터 이어진 강의와 멘토링으로 녹초가 되어 나가떨어졌다.

이더도둑챌린지는 업계의 리더들이 모여 학생들에게 귀중함 경험을 선사해준 둘도 없이 값진 시간이었다. 모두들 바쁜 와중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 재능기부를 하고 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이더리움 개발 생태계가 커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일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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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은 이더도둑챌린지 외에도 커뮤니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마치 식스포켓 베이비마냥 수많은 팀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아왔다. 먼저 논스는 이더 도둑 챌린지를 논스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장소를 무상 대관해주었으며 이드콘의 사전 준비 작업들을 논스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팀 멤버인 내가 거의 두 달간 풀타임으로 이드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는데 이 것은 논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서포트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팀에 큰 폐를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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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은 올해가 첫 시작이었던 만큼 초기 자본을 확보하는 것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사단법인 설립이 지체되고 적절한 카드 결제 수단을 연결하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페스타 등의 기존 티켓 발행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럴 경우 결제 대금이 행사 종료후 10영업일 전후로 정산된다. 컨퍼런스 재정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티켓 판매 대금이 행사 이후 입금되는 문제는 행사 준비에 심각한 차질을 야기했다. 이럴 때마다 아톰릭스 정우현님은 재정부분에 발생했던 테크니컬한 문제들을 적지 않은 자금임에도 개인 사재를 털어서 먼저 대납하거나 또 필요할 경우 아톰릭스 컨설팅을 통해 수탁계약하는 방식으로 선뜻나서 해결해주었다. 이드콘은 마치 키다리 아저씨를 만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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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치랩스는 이더도둑챌린지 이외에도 이더리움 101 세션을 도맡아 기여했다. 이더리움 101 세션은 이더리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막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로 솔리디티와 바이퍼를 배우고 스마트컨트랙트를 배포해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원래는 준비위원회에서 이 강의를 맡아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충분히 모집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차에 해치랩스 팀이 자원하여 강의와 조교 역할을 모두 맡아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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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온더에는 천사가 내려왔나 보다. 당일 현장은 그야말로 대혼돈이었다. 우리는 전날 대관없이도 행사를 잘 풀어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는 역시 모두 아마추어였고, 손쓸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며 리허설은 취소되었다. 그렇게 충분한 준비없이 등록데스크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준비위원들 모두 몇일밤을 새왔던지라 패닉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오프닝 세레모니가 15분 늦춰졌다. 이 때 온더의 휘경천사가 내려와 현장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당장 일손이 부족해 마비가 일어나고 있던 등록데스크 쪽이 김휘경님의 재빠른 도움 덕분에 간신히 수습되면서 오프닝세레모니도 진행될 수 있었다. 만약 그때 그 패닉상황이 수습되지 않았었더라면 행사 참가자들에게 최악의 경험을 선사할 뻔 했다. 그 날의 아침은 아직 아찔하다.

여섯 번째 기적. 지원군이 당도했습니다!

이드콘의 준비와 진행과정에서 각종 미디어를 통해 기획기사를 포함한 수 많은 기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개최하는 행사임에도 이렇게 많은 미디어 파트너가 선뜻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주고 홍보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서는 이드콘이 비영리 컨퍼런스인 점과 커뮤니티를 위한 행사라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감행하였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약 10편에 이르는 사전 시리즈물을 통해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았고, 디스트리트와 조인디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드콘을 소개했다. 뉴스원에서의 이드콘 준비팀 심층 인터뷰는 이드콘의 철학과 준비 배경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디센터는 배너 광고를 통해 이드콘을 알리고 영문 보도를 진행하거나 행사 당일 모든 팀원이 참석해 라이브로 기사를 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력을 쏟아주었다. 코인보이스에서는 중국어로 기사를 냈고 지디넷, 더비체인, 한경닷컴, 한국블록체인뉴스, 더 블록포스트에서도 기획기사 및 현장 취재를 통해 개발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itbc는 행사에 참가해 양일 간 스케치 영상을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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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의 미디어파트너는 여타 컨퍼런스와 다르게 진행되었다. 영리 컨퍼런스에 미디어 파트너가 함께할 때에는 입장료에 대한 수익을 나눈다던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픈소스 개발자가 굶어 죽어가며 일할 수 없는 것처럼 저널리즘도 포도청이 해결되어야 실현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드콘은 비영리 컨퍼런스이므로 영리적 목적을 완전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이드콘 선언을 통해 이야기 했듯이 사유화 사조직화 되지 않으며 특정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특정 미디어가 홍보를 대행하고 티켓 가격을 쉐어하는 모델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파트너로 참가한 매체들은 컨퍼런스가 지향하는 뜻을 지지하고 이를 마음으로 지원하고자 했던 것들이다.

당연히 이드콘을 통해 좋은 기사가 많이 작성된다면 트래픽을 통해 미디어 파트너의 인센티브와도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수 많은 미디어 파트너사들과 미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취지에 너무 동감하고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취재해볼게요. 그리고 어떻게든 이드콘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볼게요”라고 하는 자원봉사자와 같은 마음가짐이었다. 즉, 미디어들도 거의 자원봉사자와 마찬가지의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는 진정으로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것에 결정적인 기여였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함께 만드는 이드콘”에 한 발짝 더 전진할 수 있었다.

또한 미디어에서의 지원사격은 중요한 결과물을 가져왔다. 개발자로서는 명예가 매우 중요한 영역중의 하나인데 가벼운 블로그도 아니고 정통 미디어들이 이렇게 나서서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담아주게 되면 앞으로 개발자 입장에선 이드콘에 참가해야 하는 큰 이유가 하나 생긴다. 이 것은 양과 질 측면에서 컨퍼런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폭제이다. 이드콘의 뜻에 공감하여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아주신 모든 언론 매체들께 생태계를 위해 기여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일곱 번째 기적. 동료들의 헌신

“순수한 목적의 기술 공유의 장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드콘이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듣고 이드콘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파이콘처럼 멋지게 커나갈 이드콘이 될 수 있도록 저도 작게나마 힘을 보태보고 싶습니다.” “항상 제가 어떻게 하면 블록체인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데 이드콘과 같은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생겨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만들어가시는 이드콘 한국과 한국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 성장에 함께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 발전에 작게나마 일조할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드콘 준비위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받은 메세지들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준비과정에 참여하면 어려운 점도 많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기에 애초에는 7,8명 규모로 시작해볼 예정이었다. 사실 처음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위와 같이 진심어린 메세지들을 함께 받게될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드콘이 추구하는 순수한 가치는 업계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내적동기를 유발했다. 그리고 이 것은 추후 준비위원들이 헌신적으로 이드콘을 준비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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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은 비영리 조직이며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조직이다. 따라서 급여 등의 금전적 보상 지급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준비위원들은 이드콘을 통해 커다란 인센티브를 얻어가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위 사진과 같이 취지에 공감하고 생태계에 기여하고자 이드콘 준비위원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컨퍼런스 준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손을 필요로 했다. 첫 행사이다보니 적절한 사전 자본이 확보되지 않았고 보통의 컨퍼런스라면 대행사를 통해 돈으로 해결하는 부분들을 우리는 직접 진행하는 일도 잦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의 보편적인 능력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스스로를 더 쥐어짜내지 않는다면 혹은 희생하지 않는다면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는 요원해보였다.

결국 준비위원 중 많은 사람들은 본업에 지장이 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준비활동을 진행했다. 자원봉사로 진행하는 일이 본업에 지장을 주는 상황은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그럼에도 준비위원들은 결국엔 팀 정신으로 서로를 위해 스스로를 더 헌신하고 희생하며 힘든 과정을 이겨냈다. 고통의 과정을 인내해오며 자원봉사를 해온 준비위원들이 이렇게 많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 믿기지 않는 기적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들을 함께해준 준비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미디어 매체들에게 이드콘의 정신과 뜻을 설파하고 이드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일등 공신 김희연 준비위원. 소셜캐피털을 소모해가며(i.e. 읍소해가며) 이드콘 후원기업들을 유치해 탄탄한 재정상황을 마련한 김흥범 준비위원. ‘류짬’이라는 닉값에 걸맞게 사진찍는거, 디자인하기, 글쓰기, 페이스북포스팅하기, 이더도둑챌린지 등 온갖 짬처리를 다했던 류영훈 준비위원. 행사 열흘 전 구세주처럼 등장해 남아있는 모든 디자인 작업을 끝내버린 손예슬 준비위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라는 다소 황당한 펑크를 예견이라도 한 듯, 바이퍼 101 세션을 손수 모두 미리 준비해 응급상황을 무사히 마친 오영택 준비위원. 이더도둑챌린지가 창의적이고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든 박정원 준비위원. 전광판 프로젝트, 티켓부스 프로젝트 등 개발 프로젝트들을 책임지고 맡아준 신진환 준비위원과 김지윤 준비위원. 대관을 포함 십수개에 이르는 계약건들을 처리하며 묵묵히 고생한 이준희 준비위원. 수탁계약을 처리하고 각종 회계 지침을 내려준 장중혁, 배경일 준비위원과 회계 자문을 도와준 고석호 준비위원. 스폰서 유치를 위해 힘써준 최지영 준비위원. 스피커들과 소통하고 스폰서 덱을 만들며 고생했던 장진호 준비위원. 이더도둑 챌린지 대쉬보드 등 개발이 필요할 때마다 든든한 힘이 되어준 배희성 준비위원. 글로벌하게 소식을 내보내기 위해 필요한 영문화 작업에 큰 도움을 준 지명근 준비위원. 현장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홍종화 준비위원. 인터미션 및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최후의 필살 티켓 판매 전략을 실행한 김기명 준비위원. 제곱투표방식을 활용한 아젠다 선정과정을 주도하고 이더리움 한국 생태계 발전을 위해 마스터링 이더리움 200여권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 아톰릭스 정우현 준비위원에게 감사드린다. 또 현장에서 많은 기여를 해주신 강현정, 박채원, 이다언, 신규한, 백대현, 이연주, 임태규, 이승은 자원봉사자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다시 한 번 돌아보자면 우리가 이드콘을 준비한 방법은 바로 이거였다.

“우리는 오픈소스 개발하듯이 이드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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